필사본 『五百년기담』에 대한 음운론적 연구
초록/요약
본고는 20세기 초의 것으로 추정된 장서각 소장 한글 필사본 『五百년긔담』을 대상으로 이 자료에 나타나는 언어 자료를 수집하고 그것을 토대로 표기, 음운현상, 형태·어휘에 대해 살펴보고 자료의 방언적 배경을 추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2장에서는 『五百년긔담』의 서지사항을 소개하고 활판본과의 관계를 검토하였는데 필사본이 활판본의 일부 내용을 번역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보았다. 3장에서는 자료에 나타나는 표기적 특징을 자음 표기와 모음 표기로 나누어 알아보고 음운목록을 제시하였다. 자음 표기에서는 먼저 연철·중철·분철의 전체적인 표기 양상을 살펴본 후 어두 자음, 어중 자음과 어말 자음의 경우로 나누어 자세히 검토하였다. 어두 자음의 표기에서 경음을 표기하는 데에 있어 주로 각자병서가 쓰였고 ‘ㅅ’계 합용병서의 경우는 ‘ㅼ’만 매우 낮은 빈도로 나타난다. 어두 ‘ㄴ’, ‘ㄹ’의 표기는 한자어의 경우 어두에서 ‘ㄹ’과 ‘ㄴ’ 표기가 모두 나타났지만 고유어의 경우는 어두 ‘ㄴ’ 표기만 나타났다. 그리고 한자어에서 어두 ‘ㄴ’이 표기된 경우는 고유어의 경우보다 출현 빈도가 훨씬 높다. 어중 자음의 표기에는 어중 ‘ㄹㄹ, ㄹㄴ, ㄹㅇ’표기, 모음간 유기음 표기, 모음간 경음 표기 등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표준어에서 ‘ㄹㄹ’로 실현되는 것은 이 자료에 ‘ㄹㄴ’, ‘ㄹㄹ’, ‘ㄹㅇ’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ㄹㄴ’표기의 실제 발음은 ‘ㄹㄹ’로 본다. ‘올이시고(獻)’와 같은 ‘ㄹㅇ’표기에 대해서는 방언 자료에 ‘ㄹ’로 실현되는 방언형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ㄹ’로 발음했을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모음간 유기음의 표기는 연철, 중철뿐만 아니라 재음소화 표기도 보였다. 모음간 경음의 경우는 대부분 선행하는 음절 종성에 ‘ㅅ’을 표기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말 자음의 경우는 주로 종성 ‘ㅅ’표기, 어간말 자음군 표기, 그리고 ‘당행이’와 같은 특이한 ‘ㅇ’첨가 표기에 대해 보았다. 종성 표기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의 7개 자음으로만 표기되었다. 어간말 자음군의 표기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조사 앞에서 보통 연철표기의 방법을 사용하여 두 자음을 다 표기하고 휴지나 자음 앞에서는 자음군단순화가 적용되었다. 어간말 자음군이 분철된 예는 ‘ㄺ’에 한해 나타난다. 모음 표기에서는 단모음과 이중모음으로 나누어 표기를 살펴보았다. 단모음의 표기는 주로 ‘ㆎ, ㅐ, ㅔ’의 혼기, ‘ㅓ, ㅡ’ 표기 양상, 그리고 ‘ㅚ, ㅟ’의 표기를 살펴보았다. ‘ㆎ’는 문자 표기의 보수성으로 인하여 비어두에서 극히 소수의 예에 나타나는데 ‘ㅐ’나 ‘ㅔ’를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ㅓ, ㅡ’의 표기는 ‘ㅓ’가 ‘ㅡ’로 표기되거나 ‘ㅡ’가 ‘ㅓ’로 표기된 예가 모두 나타나므로 ‘ㅓ’와 ‘ㅡ’는 어두와 비어두의 다양한 환경에서 혼동되어 구별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중모음의 경우는 치찰음 뒤의 y계 상향 이중모음 표기와 ‘ㅢ’의 표기 양상을 살펴보았다. 치찰음 뒤에 단모음과 이중모음의 혼기는 중세한국어 시기에 치조음이었던 것들이 근대한국어에서 경구개음으로 변화하면서 과도기적 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ㅢ’는 초성 자음을 가지지 않는 경우에 대부분 ‘ㅢ’로 표기되며 일부 한자어의 어두 위치에서 ‘ㅣ’로 표기된 예도 나타난다. 4장에서는 『五百년긔담』에 반영된 다양한 음운현상을 제시하였다. 4.1에서는 기저형 설정에 문제가 되는 불규칙 용언을 중심으로 어간의 기저형을 설정해 보았다. 자음과 관련된 음운 현상에는 구개음화, 어두경음화, 자음동화, 자음군단순화, 유음탈락, 후음탈락, 유기음화 등을 제시하였다. 구개음화의 경우는 ‘ㄷ’구개음화는 한자어와 고유어에 모두 구개음화의 예가 보였는데 한자어에서 구개음화가 적용되지 않은 보수적 표기가 많이 나타난다. ‘ㄱ’구개음화와 ‘ㅎ’구개음화의 예도 보이는데 이것은 동남방언이 표기에 반영된 것으로 보았다. 어두경음화의 경우는 ‘ㄱ, ㄷ, ㅂ, ㅅ, ㅈ’에 모두 어두경음화가 일어난 예를 확인할 수 있다. 자음동화의 경우는 현대 한국어와 동일한 모습을 보인다. 자음군단순화의 경우는 ‘ㄺ’만 표준어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나머지는 다른 바가 없다. 자음군 ‘ㄺ’은 자음어미 앞에서 ‘ㄹ’로 실현됨을 보여주는데 이는 표준어에서 ‘ㄺ’이 ‘ㄱ’으로 단순화되는 것과 다르다. 유음탈락의 경우는 ‘ㄹ’이 ‘ㅈ, ㄷ, ㅅ, ㄴ’ 앞에서 탈락되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표준어에서는 ‘ㄷ, ㅈ’ 앞에서 탈락되지 않는데 경상도 방언에서 이들 앞에서도 탈락되므로 경상방언의 요소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 후음탈락은 형태소 경계에서 수의적으로 적용됨을 보였고 형태소 내부에서 ‘싸홈하야, 일홈, 나히, 안해, 아해’처럼 ‘ㅎ’이 탈락되지 않는 예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모음과 관련된 음운현상에는 ‘ㆍ’의 비음운화와 관련된 변화, 고모음화, 움라우트, 전설모음화, 원순모음화, 모음조화, 반모음화, 반모음첨가 등을 제시하였다. ‘ㆍ’의 비음운화와 관련하여 이 자료에는 비어두 음절에서 ‘ㆍ>ㅏ’의 변화를 경험한 예들이 많다. 고모음화와 관련하여 ‘ㅗ>ㅜ’의 변화와 ‘ㅔ>ㅣ’의 변화를 보인 예를 확인할 수 있다. 움라우트의 경우는 형태소 내부와 경계에서 모두 움라우트를 반영한 예가 보이고 개재 자음이 없어도 움라우트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전설모음화의 예는 많이 나타나고 과도교정도 보인다. 원순모음화의 경우는 형태소 내부와 형태소 경계에서 모두 활발하게 일어남을 보여준다. 모음조화의 경우는 대부분 모음조화를 보이지만 음성 어간에 ‘아’로 시작되는 어미가 결합되는 예가 일부 보이기도 한다. 반모음화는 현대 표준어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 반모음첨가의 경우는 반모음화의 예보다 더 많이 나타남을 보이는데 이것은 반모음첨가의 환경이 반모음화의 환경보다 넓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5장에서는 이 자료에서 표준어의 형태와 다르게 나타나는 일부 조사와 어미 등 문법형태를 간략하게 제시하였고 이 자료에만 등장하거나 방언적 특성이 강한 어휘에 대해 살펴보았다. 5.1.에서는 표준어와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일부 조사와 어미에 대해 간단히 제시하였다. 5.2에서는 어휘를 다루었는데 재구조화된 어휘와 다른 문헌에서 거의 출현하지 않거나 방언과 관련된 어휘인 희귀어로 나누었다. 6장에서는 앞선 3장, 4장, 5장의 논의에서 방언적 특성이 강한 요소를 추출하여 정리함으로써 이 자료의 방언적 배경을 추정하였다. 6.1.에서는 음운적 근거를 제시하고 6.2.에서는 형태 및 어휘적 근거를 제시하고 6.3.에서는 구체적인 방언형 출현 지역을 정리하고 지도를 작성하였다. 여러 논의를 종합하여 이 자료의 방언 배경을 경북 북부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7장은 결론으로서 본고의 논의를 간략히 정리한다.
more목차
1. 서론 1
1.1. 연구대상 및 연구목적 1
1.2. 선행연구 3
1.3. 연구방법 및 논의의 구성 5
2. 서지 사항 및 활판본 五百年奇譚과의 관계 8
2.1. 서지사항 8
2.2. 활판본과의 관계 11
3. 표기와 음운체계 21
3.1. 자음 표기와 자음체계 21
3.1.1. 분철연철중철 표기 21
3.1.1.1. 분철 22
3.1.1.2. 연철 25
3.1.1.3. 중철 27
3.1.2. 어두 자음 표기 30
3.1.2.1. 경음 표기 30
3.1.2.2. ㄴ과 ㄹ 표기 34
3.1.3. 어중 자음 표기 39
3.1.3.1. 어중 ㄹㄹ, ㄹㄴ, ㄹㅇ 표기 39
3.1.3.2. 모음 간 유기음 표기 44
3.1.3.3. 모음 간 경음 표기 49
3.1.4. 어말 자음 표기 51
3.1.4.1. 종성 표기 ㅅ 52
3.1.4.2. 어간말 자음군의 표기 55
3.1.4.3. ㅇ 첨가 표기 59
3.1.5. 자음체계 62
3.2. 모음 표기와 모음목록 64
3.2.1. 단모음 표기 64
3.2.1.1. ㆎ, ㅐ, ㅔ의 표기 64
3.2.1.2. ㅓ, ㅡ의 표기 67
3.2.1.3. ㅚ, ㅟ의 표기 70
3.2.2. 이중모음 표기 75
3.2.2.1. 치찰음 뒤의 상향 이중모음 표기 75
3.2.2.2. ㅢ의 표기 78
3.2.3. 모음목록 81
4. 음운현상 83
4.1. 어간의 기저형 설정: 불규칙 활용을 중심으로 83
4.1.1. ㅂ, ㄷ, ㅅ 불규칙 84
4.1.1.1. ㅂ 불규칙 84
4.1.1.2. ㄷ 불규칙 89
4.1.1.3. ㅅ 불규칙 95
4.1.2. 르, 러 불규칙 96
4.1.2.1. 르 불규칙 96
4.1.2.2. 러 불규칙 98
4.1.3. 따르-(隨)의 기저형 100
4.2. 자음 관련 음운현상 101
4.2.1. 구개음화 101
4.2.1.1. ㄷ 구개음화 101
4.2.1.2. ㄱ 구개음화 105
4.2.1.3. ㅎ 구개음화 106
4.2.2. 어두 경음화 108
4.2.3. 자음동화 111
4.2.3.1. 비음동화 111
4.2.3.2. 위치동화 113
4.2.4. ㄹ의 비음화 113
4.2.5. 자음군단순화 114
4.2.6. 유음탈락 116
4.2.7. 후음탈락 118
4.2.8. 유기음화 120
4.3. 모음 관련 음운현상 121
4.3.1. ㆍ의 비음운화와 관련된 변화 121
4.3.2. 고모음화 123
4.3.2.1. ㅗ>ㅜ 124
4.3.2.2. ㅔ>ㅣ 127
4.3.3. 움라우트 128
4.3.4. 전설모음화 130
4.3.5. 원순모음화 132
4.3.6. 모음조화 134
4.3.7. 반모음화 138
4.3.8. 반모음첨가 139
4.3.9. 이중모음의 축약 141
5. 형태어휘 146
5.1. 형태 146
5.1.1. 조사 146
5.1.1.1. 격조사 146
5.1.1.2. 접속조사 152
5.1.1.3. 보조사 153
5.1.2. 어미 154
5.2. 어휘 160
5.2.1. 재구조화된 어휘 161
5.2.2. 희귀어 166
6. 방언적 배경 추정 182
6.1. 음운적 근거 182
6.2. 형태 및 어휘적 근거 189
6.3. 배경 방언 추정 192
7. 결론 197
참고문헌 203
中文摘要 214